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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과학/D. 인간과 기술(human-technology)11

생각의 과학 86편 - 왜 우리는 평온해지면 스스로를 불안하게 만들까? 불안이 사라졌다.마음도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큰 걱정도 없고,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도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사람은 이 상태를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 괜히 뉴스를 들춰보고,괜히 건강 신호를 점검하고,괜히 관계 속 말 한마디를 되짚는다. 아무 일도 없는데마치 뭔가 있어야 할 것처럼 불안을 찾는다. 이건 성격 문제도,유난도 아니다. 1. 뇌는 ‘평온’을 기본값으로 두지 않는다.우리는 흔히 이렇게 생각한다.문제가 없으면 → 평온해야 한다. 하지만 뇌의 기본 설계는 다르다.뇌에게 기본값은 안전이 아니라 생존이다. 그래서 뇌는 아무 일도 없을 때 이렇게 판단한다.“아직 위험이 안 보일 뿐이다.” 위험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태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평온은안정이 아니라 탐색 신호가 .. 2026. 1. 15.
생각의 과학 83편 - 왜 우리는 감정이 사라진 게 아니라, 반응하지 않게 되었을까? 요즘 사람들은 이런 말을 자주 한다.“예전보다 감정이 없는 것 같아.”“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상태가 많아졌어.”“무덤덤해졌다고 해야 하나… 그냥 반응이 없어.” 이 말은 흔히 이렇게 해석된다.번아웃, 우울, 스트레스, 혹은 나이가 들어서 생긴 무뎌짐. 하지만 정말 그럴까. 감정이 실제로 사라졌다면우리는 불편함도, 공허함도 느끼지 못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하다.아무 감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사람들은 동시에 이렇게 말한다. “왜 이렇게 허전하지?”“뭔가 계속 빠진 느낌이야.” 이건 감정이 사라진 상태가 아니다.감정이 ‘차단된 채 유지되는 상태’에 가깝다. 1. 뇌는 감정을 없애지 않는다. 먼저 ‘반응’을 줄인다.뇌의 기본 전략은 단순하다.문제가 생기면, 해결 비용이 가장 적은 쪽을 선택한다. 감.. 2026. 1. 9.
생각의 과학 76편 - 왜 우리는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는데 스스로를 몰아붙일까? 누가 시킨 것도 아니다.하지 않으면 혼날 일도 없다.지금 쉬어도, 당장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이상하게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이 정도로 쉬어도 되나?”“나만 너무 느슨한 건 아닐까?”“다른 사람들은 더 잘하고 있을 것 같은데…” 이 압박은누군가의 말에서 시작되지 않는다.오히려 아무도 말하지 않는 상태에서 더 강해진다. 1. 통제는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구조는 남아 있다.과거의 압박은 분명했다.상사, 규칙, 평가, 눈에 보이는 기준. 지금은 다르다. 출근 시간은 유연해졌고일의 방식은 자율적이며“각자 알아서”라는 말이 일상이 되었다. 표면적으로는통제가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뇌는이 환경을 자유로만 해석하지 않는다.2. 기준이 사라지면, 뇌는 스스로 기준을 만든다.외부 기준이 약.. 2025. 12. 24.
생각의 과학 75편 - 왜 우리는 편해진 환경에서 더 쉽게 지칠까? 예전보다 삶은 분명 편해졌다.버튼 하나면 난방이 켜지고,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음식이 도착하며,굳이 기억하지 않아도 일정과 연락은 자동으로 관리된다. 그런데 이상하다.몸은 덜 쓰는 것 같은데,피로는 오히려 더 자주 찾아온다. “요즘 왜 이렇게 쉽게 지치지?”“별로 한 것도 없는데 에너지가 없는 느낌이야.” 이 현상은 체력 저하나 의지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오히려 뇌가 환경을 계산하는 방식에서 비롯된 착시다. 1. 편해진 환경은 ‘에너지 소모가 없을 것’이라는 신호를 준다.자동화된 환경은 뇌에 이런 메시지를 보낸다. “이건 별로 힘 안 들 거야.”“금방 끝날 일이야.”“신경 쓸 필요 없어.”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뇌는 낮은 비용을 예상한 상태에서막상 생각·결정·전환이 계속 발생하면에너지 사용에 큰 오.. 2025. 12. 22.
생각의 과학 64편 - 왜 디지털 환경은 집중력을 파괴하는가? – 주의력 분산, 도파민 과부하, 인지 피로의 뇌과학 1. 우리는 왜 예전보다 집중이 어려울까? 많은 사람이 말한다.“요즘은 책 몇 페이지도 못 읽겠다.”“10분만 앉아 있어도 스마트폰이 손에 간다.”“머리가 자꾸 멍해지고 피곤하다.”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현대 디지털 환경이 뇌의 ‘주의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SNS, 알림, 메시지, 숏폼 콘텐츠, 업무 앱…이 모든 것은 뇌의 주의력을 쪼개고도파민을 자극하고집중 자원을 고갈시키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2. 디지털 환경은 ‘주의력 전쟁터’다. 주의력은 무한하지 않다.배터리처럼 소모되는 자원이다. 그런데 우리는 하루 종일수십 개의 알림, 메시지, 피드 업데이트, 숏폼 영상 등수백 번의 주의력 분산을 겪는다. 주의가 한 번 끊기면다시 집중 상태로 돌아오기까지뇌는 평균 15.. 2025. 12. 1.
생각의 과학 46편 - 도덕의 분기점: AI는 윤리를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기계는 윤리를 이해할 수 있을까? AI가 더 많은 결정을 내리는 시대다.추천 알고리즘, 의료 진단, 차량 제어, 고객 상담, 법률 판단 보조…기술은 인간이 해오던 판단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질문이 있다. “기계는 윤리를 이해하는가?아니면 단지 윤리처럼 보이는 선택을 계산하는가?” 이 글은 AI의 윤리 모델이인간의 도덕과 어떤 점에서 같고, 어떤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른지 분석한다. 1. AI 윤리 모델은 ‘이해’가 아니라 ‘계산’이다. AI가 윤리적 판단을 한다고 말할 때그 판단은 인간처럼 ‘이해’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 AI는 다음을 기반으로 결정한다: • 데이터 패턴• 통계적 확률• 정해진 규칙 기반 시스템• 외부에서 부여한 가치 함수(Value Function)• 보상 최적화 즉,.. 2025.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