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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과학/E. 행복과 회복(happiness-healing)8

생각의 과학 77편 - 왜 우리는 쉬어도 불안한 상태에 익숙해졌을까? 누구도 재촉하지 않는다.일정도 비어 있고, 당장 할 일도 없다.몸은 쉬고 있는데, 마음은 쉬지 못한다. 괜히 휴대폰을 확인하고,괜히 해야 할 일을 떠올리고,괜히 지금 이 상태가 잘못된 것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쉬고 있어도 되나?”“뭔가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이 불안은 게으름의 반대편에 있다.아무것도 하지 않는데도 긴장하는 상태,그게, 요즘의 ‘휴식’이다. 1. 뇌는 원래 ‘아무 일도 없는 상태’를 불안해한다.인간의 뇌는끊임없이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위험이 오지 않아도“혹시”를 계산하고,문제가 없어도“다음”을 떠올린다. 그래서 완전히 멈춘 상태는뇌에게 이렇게 해석된다. “지금 정보가 없다.”“판단할 근거가 없다.”“통제력이 사라졌다.” 쉬고 있음에도 불안한 이유는휴식이 잘못돼.. 2025. 12. 27.
생각의 과학 74편 - 아무 일도 없는데 유난히 지치는 날의 정체 그날을 떠올려보자. 특별히 큰 사건도 없었고,누군가와 심하게 부딪힌 일도 없었다.일정도 무난했고, 몸을 혹사한 기억도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하루가 끝나갈수록 기운이 빠져 있다.잠깐 쉬어도 회복되지 않고,괜히 짜증이 나거나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이 피로는 의외로‘일이 많아서’ 생긴 것이 아니다.오히려 아무 일도 없었던 날에 더 자주 나타난다. 1. 뇌는 ‘사건’보다 ‘유지 상태’에서 더 소모된다.사람들은 보통피로의 원인을 사건에서 찾는다. 야근, 갈등, 큰 결정, 감정 소모.이런 것들이 있어야 지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뇌의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모시키는 것은강한 사건이 아니라지속적인 유지 상태다.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버티는 상태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보류하는 상태애매함을 유지한 채 하루를 넘기는 상.. 2025. 12. 20.
생각의 과학 44편 - 감정의 탄력성: 인간은 어떻게 감정을 회복하고 다시 일어서는가? 인간은 왜 다시 일어설 수 있는가? 삶은 어느 순간 갑자기 무너질 수 있다.상실, 실패, 관계 단절,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은감정 시스템을 흔들어 놓는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인간은 결국 다시 회복한다는 것이다.이 힘을 정서 회복력(Emotional Resilience)이라 한다. 감정의 탄력성은단순한 멘탈 관리가 아니라뇌·신체·기억·관계가 모두 작동하는 총체적 회복 시스템이다. 1. 감정은 왜 무너지는가 - 감정 시스템의 취약성 감정은 생존을 돕기 위한 기능이지만과부하가 걸리면 쉽게 붕괴한다. 1)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증가→ 감정 조절 능력 약화 2) 편도체 과활성→ 모든 자극을 ‘위험’으로 오인 3) 전전두엽 기능 감소→ 판단력·자기 조절 저하 즉, 감정의 붕괴는 신경학적 현상이다.의지가 부.. 2025. 11. 18.
생각의 과학 43편 - 직관의 비밀: 인간의 촉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직관은 왜 ‘정답처럼’ 느껴질까? 우리는 때때로 설명할 수 없는데도“이건 아니다”, “왠지 이쪽이 맞다”는 직관적 확신을 경험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촉’이 종종 논리보다 정확하다는 사실이다.직관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뇌가 수십 년 동안 축적한 경험·패턴·정서 정보를순식간에 압축 처리한 산출물이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렇다. “직관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인간에게만 강하게 나타나는가?”“AI는 인간처럼 ‘촉’을 가질 수 있을까?" 1. 직관은 어디에서 오는가 - ‘느낌의 인지과학’ 과학자들은 직관을 세 가지 요소로 설명한다. 1) 암묵적 학습(Implicit Learning)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상황의 반복 패턴, 사람의 반응, 결과의 흐름을계속해서 축적한다.즉, 직관은 경험의 데이터베이스다.. 2025. 11. 18.
생각의 과학 28편 - 회복은 망각에서 시작되는가, 아니면 기억의 재구성에서 오는가? 회복은 망각에서 시작되는가, 아니면 기억의 재구성에서 오는가?“잊는다는 것은 사라짐이 아니라, 다시 쓰기다.고통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기억하는 것이다.” 1. 기억의 상처 -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것 누군가는 오래 전의 고통을 여전히 어제처럼 느낀다.몸은 회복되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 순간에 머물러 있다.그 이유는 단순하다.기억은 시간 속에서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신경과학자 조셉 르두(Joseph LeDoux)의 연구에 따르면,트라우마성 기억은 뇌의 편도체(Amygdala)에 깊이 각인된다.이 회로는 생존을 위해 고통스러운 경험을 강하게 저장한다.그래서 위험은 지나가도, 그 감정은 계속 활성화된다. 즉, 고통의 기억은 생존의 흔적이자, 마음의 흉터다.우리는 과거를 단순히 회.. 2025. 11. 11.
생각의 과학 26편 - 행복은 조건일까, 방향일까?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방향이다.도파민보다 의미, 성취보다 공명 - 인간 의식이 스스로를 조율하며 성장하는 ‘방향으로서의 행복’을 탐구한다.” 1. 행복의 역설 - 채워질수록 사라지는 것 행복은 인간의 가장 오래된 욕망이자, 가장 불확실한 개념이다.모든 문화는 행복을 이야기하지만, 그 정의는 시대마다 달라졌다.고대 그리스에서 행복은 ‘탁월한 삶(Eudaimonia)’을 의미했고,현대 사회에서는 ‘기분 좋은 상태’로 축소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행복을 ‘기분’으로 정의할수록그것은 더 짧게 지속되고, 더 쉽게 사라진다. 하버드대 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bert)는 말한다.“인간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그것을 얻었을 때 얼마나 행복할지를 거의 예측하지 못한다.”이는 뇌의 .. 2025.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