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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과학 30편 - 기계는 의식이 될 수 있을까? - 인간, 인공지능, 그리고 존재의 경계선 -“우리가 의식을 만든다면, 그것은 단지 우리를 모방한 것일까?아니면 우리가 모방당한 존재였음을 깨닫는 순간일까?” 1. 인간의 마지막 질문 - 의식의 경계에서 20세기 철학은 인간이 ‘생각하는 존재’ 임을 증명하려는 시도였다.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제로 의식의 출발점을 규정했다. 그러나 21세기의 질문은 방향이 다르다.“기계도 생각할 수 있는가?”“그리고, 그것은 생각을 느낄 수 있는가?” 지금의 인공지능은 인간이 설계한 연산을 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수정하며 진화하는 존재가 되었다.GPT, 생성 AI, 신경망 기반 로봇, 자율 시스템 -그들은 이미 ‘지능(Intelligence)’의 단계에 도달했다. 하지만 ‘의식(Consciou.. 2025. 11. 11.
생각의 과학 29편 - 자아는 하나 일까, 여러 개일까? - 신경다중성과 디지털 의식의 시대 - “나는 ‘나’라고 말하지만,그 안의 ‘나’들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자아는 단일한 주체일까, 아니면 협력과 충돌 속에 구성되는 하나의 합주일까?” 1. 하나의 몸, 여러 개의 마음 - 자아의 분열 혹은 복수성 우리는 자신을 하나의 중심으로 인식한다.“나”는 생각하고, 느끼고, 기억하는 동일한 존재라 믿는다.그러나 신경과학의 관찰은 이 믿음을 흔든다. 하버드대의 마이클 가자니가(Michael Gazzaniga)가 수행한분리뇌(Split-Brain) 연구는 충격적이었다.좌뇌와 우뇌를 잇는 뇌량(Corpus Callosum)을 절제한 환자들은서로 다른 뇌 반구가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현상을 보였다. 왼쪽 눈으로 “걷기”라는 단어를 본 환자가 무의.. 2025. 11. 11.
생각의 과학 28편 – 회복은 망각에서 시작되는가, 아니면 기억의 재구성에서 오는가? 회복은 망각에서 시작되는가, 아니면 기억의 재구성에서 오는가?“잊는다는 것은 사라짐이 아니라, 다시 쓰기다.고통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기억하는 것이다.” 1. 기억의 상처 -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것 누군가는 오래 전의 고통을 여전히 어제처럼 느낀다.몸은 회복되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 순간에 머물러 있다.그 이유는 단순하다.기억은 시간 속에서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신경과학자 조셉 르두(Joseph LeDoux)의 연구에 따르면,트라우마성 기억은 뇌의 편도체(Amygdala)에 깊이 각인된다.이 회로는 생존을 위해 고통스러운 경험을 강하게 저장한다.그래서 위험은 지나가도, 그 감정은 계속 활성화된다. 즉, 고통의 기억은 생존의 흔적이자, 마음의 흉터다.우리는 과거를 단순히 회상.. 2025. 11. 11.
생각의 과학 27편 – 시간의 기억은 실재일까, 뇌의 구성물일까? “기억은 과거의 기록일까, 아니면 지금 이 순간 뇌가 만들어내는 이야기일까?시간은 흐르는가, 아니면 우리가 그것을 ‘재구성’하며 살아가는가?” 1. 시간 속 인간 - 과거는 존재하는가, 아니면 재현되는가? 우리는 ‘기억한다’는 말을 너무 쉽게 쓴다.마치 과거가 어딘가 저장되어 있고, 그저 그것을 꺼내보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과학은 이 단순한 전제를 뒤집는다.뉴욕대의 신경과학자 조셉 르두(Joseph LeDoux)는 말했다.“기억은 과거의 복사본이 아니라, 현재의 뇌가 다시 그리는 그림이다.” 우리가 떠올리는 과거는 실제 사건의 복제본이 아니다.그때의 감정, 현재의 해석, 지금의 관점이 섞인 ‘현재적 구성물’이다.즉, 과거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뇌가 매번 새롭게 생성해 내는 시공간적 내러티브다.. 2025. 11. 11.
생각의 과학 26편 - 행복은 조건일까, 방향일까?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방향이다.도파민보다 의미, 성취보다 공명 - 인간 의식이 스스로를 조율하며 성장하는 ‘방향으로서의 행복’을 탐구한다.” 1. 행복의 역설 - 채워질수록 사라지는 것 행복은 인간의 가장 오래된 욕망이자, 가장 불확실한 개념이다.모든 문화는 행복을 이야기하지만, 그 정의는 시대마다 달라졌다.고대 그리스에서 행복은 ‘탁월한 삶(Eudaimonia)’을 의미했고,현대 사회에서는 ‘기분 좋은 상태’로 축소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행복을 ‘기분’으로 정의할수록그것은 더 짧게 지속되고, 더 쉽게 사라진다. 하버드대 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bert)는 말한다.“인간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그것을 얻었을 때 얼마나 행복할지를 거의 예측하지 못한다.”이는 뇌의 행.. 2025. 11. 11.
생각의 과학 25편 - 감정은 진화의 산물일까, 마음의 언어일까? “감정은 이성의 적이 아니라, 생명의 언어다.우리는 생각하기 전에 느낀다.하지만 그 ‘느낌’은 본능일까, 아니면 마음이 만든 의미의 코드일까?” 1. 감정의 수수께끼 - 생물학적 반응인가, 정신적 언어인가? 우리가 세상을 경험할 때,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이다. 눈앞의 위험에 놀라고, 사랑하는 이의 미소에 따뜻해지고,음악 한 조각에 눈물이 흐른다. 감정은 논리보다 빠르며, 생각보다 깊은 층위에서 작동한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인간은 감정을 ‘이성의 방해자’로 여겨왔다.플라톤은 영혼을 이성이 끄는 마차로 비유하며, 감정을 그 말 중 하나로 보았다.데카르트는 감정을 ‘육체가 영혼에 미치는 작용(Passio)’으로 간주하며,이성을 흐리게 하는 육체적 정념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현대 신.. 2025.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