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도 아닌데요.”
“운이 좋았을 뿐이에요.”
“그 정도는 누구나 하잖아요.”
진심 어린 칭찬을 들으면 기쁘면서도 어색하고,
인정받고 싶으면서도 괜히 부끄럽다.
심지어 “혹시 진심이 아닐까?” 하고 의심까지 한다.
이 불편함은 겸손 때문이 아니라,
뇌가 가지고 있는 기존 자기 이미지와 새로운 평가가
충돌할 때 생기는 인지 부조화 때문이다.

1. 뇌에는 이미 ‘자기 설정값’이 있다.
뇌는 나에 대한 하나의 기본 설정값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 정도 사람이다”라는 내부 이미지다.
이 이미지는 어린 시절의 피드백, 부모·교사의 말투,
반복된 비교와 평가를 통해 서서히 굳어진다.
그래서 어떤 칭찬이 이 ‘기본 설정값’을 크게 뛰어넘으면
뇌는 그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렇게 해석한다.
“내가 아는 나와 너무 다른데? 뭔가 이상하다.”
이 순간 발생하는 불편함이 바로 인지 부조화다.
뇌는 스스로 알고 있는 ‘나’와 외부에서 들어온 이미지가 서로 다르면,
둘 중 하나를 수정해서라도 얼른 맞추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칭찬을 받아들이기보다
“상대가 과장했거나, 상황이 좋았을 뿐”이라고
해석하면서 불편함을 줄인다.
2. 칭찬이 불편한 이유 - 뇌에게는 ‘위험 신호’이기도 해서
칭찬은 원래 보상 신호다. 그런데 어떤 뇌에게는
“이제부터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번역된다.
예를 들어 이런 생각들이다.
- “이번에 잘했으니 다음에는 더 잘해야겠네.”
- “이 기대를 계속 만족시킬 수 있을까?”
- “한 번 실수하면 다 무너질지도 몰라.”
칭찬이 곧 기대치 상승으로 연결되는 사람일수록,
긍정적인 피드백조차 뇌에게는 작은 스트레스로 인식된다.
그래서 칭찬을 받자마자 곧장 이렇게 말해버린다.
“아니에요, 운이 좋았어요.”
“저보다 잘하는 사람 많아요.”
이 말들은 겸손이라기보다,
“기대를 조금 낮춰 주세요”라는 뇌의 방어 전략에 가깝다.

3. 진심으로 칭찬을 받지 못하면 생기는 문제들
칭찬을 거부하는 습관은 결국 자기 이미지를 왜곡한다.
- 자기 효능감 저하 : 잘해도 “나는 여전히 부족해”만 남는다.
- 관계 거리감 : 진심을 계속 부정하면, 상대도 결국 말하지 않게 된다.
- 학습 기회 상실 : “내가 해냈다”는 감각이 약해져 도전 에너지가 줄어든다.
결국 칭찬은 사라지고 자기 비난만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감을 잃은 이유를 끝내 자신 탓으로 돌린다.
4. 칭찬을 ‘불편한 긍정’에서 ‘쓸 수 있는 자원’으로 바꾸는 법
칭찬을 잘 받는 능력은 생각보다 작은 연습에서 시작된다.
뇌가 익숙한 자기 이미지를 유지하려 할 때,
그 틀을 조금만 느슨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① 짧게 수용하기
내용이 완벽히 마음에 들지 않아도
“고마워요”라고 먼저 받아들이면
뇌는 긍정 신호를 거부하지 않고 저장한다.
그 한 문장만으로도 칭찬에 대한 방어가 훨씬 낮아진다.
② ‘운이었어’ 대신 내가 한 행동을 떠올리기
자동적으로 운 탓을 하려 할 때,
“내가 기여한 부분이 뭐였지?” 하고 한 번만 되묻는다.
작은 행동이라도 인식하면 자기 효능감이 바로 회복된다.
③ 과장된 표현은 정보만 남기기
칭찬이 과하게 들리면 전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그 안에서 사실적인 한 줄만 골라내면
그게 곧 나의 강점 데이터를 만드는 셈이 된다.

결 론 - 칭찬을 잘 받는 것도 뇌에게는 하나의 훈련이다.
우리가 칭찬에 서툰 이유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뇌가 익숙한 자기 이미지를 지키려는
‘보수적 회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은 연습을 통해, 그 설정값은 서서히 조정할 수 있다.
- “고마워요”라고 먼저 받아들이기
- 운 외에 내가 기여한 행동 한 가지 찾기
- 과장된 칭찬 속에서도 구체적인 정보 한 줄 뽑아보기
이 과정을 반복할수록 뇌는
“나는 생각보다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가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칭찬을 잘 받는다는 것은
거만해지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가까운 자기 이미지를 회복하는 과정이다.
그 회복이 쌓일수록,
우리는 비로소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않는 삶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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