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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과학/A. 자아와 의식(self-consciousness)

생각의 과학 67편 - 왜 우리는 스스로를 과소평가할까? - 내면의 기준선이 만드는 착시 효과

by assetupproject 2025. 12. 5.

 

“별것도 아닌데요.”
“운이 좋았을 뿐이에요.”
“그 정도는 누구나 하잖아요.”

 

진심 어린 칭찬을 들으면 기쁘면서도 어색하고,

인정받고 싶으면서도 괜히 부끄럽다.
심지어 “혹시 진심이 아닐까?” 하고 의심까지 한다.

 

이 불편함은 겸손 때문이 아니라,
뇌가 가지고 있는 기존 자기 이미지와 새로운 평가가

충돌할 때 생기는 인지 부조화 때문이다.

뇌에는 이미 ‘자기 설정값’이 있다.

 

1. 뇌에는 이미 ‘자기 설정값’이 있다.

 

뇌는 나에 대한 하나의 기본 설정값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 정도 사람이다”라는 내부 이미지다.

 

이 이미지는 어린 시절의 피드백, 부모·교사의 말투,

반복된 비교와 평가를 통해 서서히 굳어진다.

 

그래서 어떤 칭찬이 이 ‘기본 설정값’을 크게 뛰어넘으면
뇌는 그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렇게 해석한다.

 

“내가 아는 나와 너무 다른데? 뭔가 이상하다.”

 

이 순간 발생하는 불편함이 바로 인지 부조화다.
뇌는 스스로 알고 있는 ‘나’와 외부에서 들어온 이미지가 서로 다르면,

둘 중 하나를 수정해서라도 얼른 맞추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칭찬을 받아들이기보다
“상대가 과장했거나, 상황이 좋았을 뿐”이라고

해석하면서 불편함을 줄인다.

 

2. 칭찬이 불편한 이유 - 뇌에게는 ‘위험 신호’이기도 해서

 

칭찬은 원래 보상 신호다. 그런데 어떤 뇌에게는

“이제부터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번역된다.

 

예를 들어 이런 생각들이다.

  • “이번에 잘했으니 다음에는 더 잘해야겠네.”
  • “이 기대를 계속 만족시킬 수 있을까?”
  • “한 번 실수하면 다 무너질지도 몰라.”

칭찬이 곧 기대치 상승으로 연결되는 사람일수록,
긍정적인 피드백조차 뇌에게는 작은 스트레스로 인식된다.

 

그래서 칭찬을 받자마자 곧장 이렇게 말해버린다.

 

“아니에요, 운이 좋았어요.”
“저보다 잘하는 사람 많아요.”

 

이 말들은 겸손이라기보다,

“기대를 조금 낮춰 주세요”라는 뇌의 방어 전략에 가깝다.

내적대화

 

3. 진심으로 칭찬을 받지 못하면 생기는 문제들

 

칭찬을 거부하는 습관은 결국 자기 이미지를 왜곡한다.

  • 자기 효능감 저하 : 잘해도 “나는 여전히 부족해”만 남는다.
  • 관계 거리감 : 진심을 계속 부정하면, 상대도 결국 말하지 않게 된다.
  • 학습 기회 상실 : “내가 해냈다”는 감각이 약해져 도전 에너지가 줄어든다.

결국 칭찬은 사라지고 자기 비난만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감을 잃은 이유를 끝내 자신 탓으로 돌린다.

 

4. 칭찬을 ‘불편한 긍정’에서 ‘쓸 수 있는 자원’으로 바꾸는 법

 

칭찬을 잘 받는 능력은 생각보다 작은 연습에서 시작된다.
뇌가 익숙한 자기 이미지를 유지하려 할 때,

그 틀을 조금만 느슨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① 짧게 수용하기


내용이 완벽히 마음에 들지 않아도

“고마워요”라고 먼저 받아들이면
뇌는 긍정 신호를 거부하지 않고 저장한다.
그 한 문장만으로도 칭찬에 대한 방어가 훨씬 낮아진다.

 

② ‘운이었어’ 대신 내가 한 행동을 떠올리기


자동적으로 운 탓을 하려 할 때,
“내가 기여한 부분이 뭐였지?” 하고 한 번만 되묻는다.
작은 행동이라도 인식하면 자기 효능감이 바로 회복된다.

 

③ 과장된 표현은 정보만 남기기


칭찬이 과하게 들리면 전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그 안에서 사실적인 한 줄만 골라내면
그게 곧 나의 강점 데이터를 만드는 셈이 된다.

칭찬을 잘 받는 것도 뇌에게는 하나의 훈련이다.

 

결 론 - 칭찬을 잘 받는 것도 뇌에게는 하나의 훈련이다.

 

우리가 칭찬에 서툰 이유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뇌가 익숙한 자기 이미지를 지키려는

‘보수적 회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은 연습을 통해, 그 설정값은 서서히 조정할 수 있다.

  • “고마워요”라고 먼저 받아들이기
  • 운 외에 내가 기여한 행동 한 가지 찾기
  • 과장된 칭찬 속에서도 구체적인 정보 한 줄 뽑아보기

이 과정을 반복할수록 뇌는
“나는 생각보다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가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칭찬을 잘 받는다는 것은
거만해지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가까운 자기 이미지를 회복하는 과정이다.


그 회복이 쌓일수록,

우리는 비로소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않는 삶에 가까워진다.